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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비씨주 빅토리아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이고 소소한 이야기들과 여행 이야기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소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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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하나도 변한것이 없는데, 우리 사람들만 변한것 같다.

마지막 레스토랑 영업을 20일까지 하고 21일부터 오늘까지 쉬었으니 9일째 집에서 쉬게 된 거다.

특별한 일 이외에는 거의 출입을 하지 않았다.

현관문을 아예 만지지도 않은 날도 며칠이나 된다.

오늘은 온라인으로 예배드리고 바람을 쏘일겸 밖으로 나왔다.

우리 집에서 일하는 친구가 겁이 많고 워낙 꼼꼼해서 집에만 꼼짝 없이 있는다는 대화를 한터라

그 친구의 친구가 되어서 그 친구 집 주위를 같이 1시간정도 산책해 줄까 생각하고 전화를 걸었다.

마침 그 집 주인이 이 친구가 꼼짝않고 집에 있고 나가길 겁나해 하니  같이 시장가자고 해서 같이 걸어가는 중이란다.

그래서 내가 친구해 주지 않아도 감사하게 집주인이 친구 해 준다니 나는 어디를 갈까 생각하다가 내가 평소에 가는 호수가 아닌 조금 더 큰 호수 <Thetis Lake>로 차를 돌렸다.

남편은 집에서 쉬는편이 낫겠다고 해서 나 혼자 갔는데, 남편이 마스크 쓰고 가라고 해서 마스크 쓰고 나갔는데, 아무도 안 써서 너무 어색해서 나도 벗었다.

대신 2m는 지키려고 다른 사람들이 지나가면 옆으로 비켜서서, 두손으로 먼저 가라는 표시를 하며 웃고 있으니

다들 고맙다고 말하면서 지나간다.

다들 웃으면서 반갑게 인사하는것에 나는 놀랐다...

오늘 영상으로 들은 설교에서도 목사님이 이 어려운 시기에 다들 긴장하고 웃음이 없는데, 먼저 웃으면서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섬세하게 배려하는것이 크리스챤으로서 해야 할 행동이라고 말씀하셨다.(꼭 2미터는 떨어져서...ㅎ ㅎ ㅎ )

그곳에서도 우리손님을 2명이나 만났다...(지금 재택근무한다고 말해서, 우리 레스토랑도 임시로 닫았다고 말했다)

1시간정도면 돌 호수를 2시간 30분이나 돌면서 내가 좋아하는 이끼를 천천히 걸으면서 맘껏 감상하고 감탄했다.

야생화도 곳곳에 피어서 가만히 앉아서 보고 창조주의 섬세하심에  감탄했다.

자연은 하나도 변한것이 없는데, 우리만 변했구나...하고 생각하니 약간 슬픈 마음이 들었다가

우리만 변했으니 다행이지, 이 자연이 비정상적이게 변했다면 얼마나 큰 재앙이었을까?

갑자기 관점이 바뀌니까 감사가 나왔다.

여전히 쭉쭉 뻗은 나무길은  손벌려 우리들을 지나가게 배려하는 멋진 신사 같았다.

기형적으로 생긴 나무도 하트모양을 나타내며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길을 조금 벗어나 이끼바위에 올라서니 이런 꽃이 무더기로 피어 있다.

이 꽃은 너무 평범하고 화려하지도 않은, 또 길에서 자주 보는 잡풀같은 야생화인데 이 작은 핑크꽃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서 나는 정말 감탄했다. 그 섬세함과 독특한 모양...등등

이런 이름없는 잡풀도 이렇게 섬세하게 꽃피우시는 하나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생각하고, 이 상황에서 눈을 들어 창조주를 생각하니

분명히 이 상황이 끝날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초록과 연두색이 같이 모여 있는 이끼를 보는걸 좋아한다.

그래서 오늘 내가 간 산책을 <이끼 축제>다녀왔다고 스스로 제목을 붙였다....ㅎ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