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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비씨주 빅토리아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이고 소소한 이야기들과 여행 이야기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소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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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일 금요일 마지막 가게 문을 닫은 후에 거의 20일만의 외출했다.(잠깐 집 근처 호수 돈거 빼고는)

내 평생에 이렇게 꼼짝않고 집에 있어본적은 처음 있는 일이다...

오늘은 남편과 섬북쪽으로 쭉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하도 안 나갔더니, 머리도 아프고, 우울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늘 가을에만 갔던 18번 도로를 봄에 가 보기는 처음이다..

원래 계획은 <코위찬 레이크> 어느 한 마을끝에 정말 한적한 조그만 예쁜 강가에 의자 놓고 앉아서 간단히 싸간 샌드위치랑 티를 마시고 한두시간 앉아서 강을 구경하다 올 계획이었다.

그런데 나의 착각이었다.

들어가는 마을 입구에, 외부사람은 오지말라는 문구를 어떤 집앞에 써 놓은것을 보고 이 동네 사람들의 마음을 우리가 미처 헤아리지 못했구나...라고 생각하고 다시 차를 돌려 나왔다..

이분들은 외부사람들이 와서 아주 한적하고 조용한 동네에 전염병이 옮을까봐 무척 염려가 될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If you don't live here...go home> 이런 문구를 보는 순간 왠지 기분이 언찮은 마음이 들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네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수 있었다...

남편과 나는 .....이분들의 생각을 존중하자...라고 말하면서 바로 차를 돌려 나왔다..

미처 이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나의 짧은 생각에 한없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사실 그곳은 평상시에도 사람들이 거의 안 와서 남편과 내가 아주 사랑하는 장소이며

머리 식히러 갈때 주로 이용하는 곳이다.

그래도 돌아오는 길에 바위산이 고스란이 반사된 강가에 앉아서 있다 왔다...

내 가까운 지인에게는 늘 내가 말하는 내용이지만.....

하나님이 만든 많은 창조물중에 이렇게 유리처럼 물에 반사되는 것을 나는 정말 즐기며

이 모습을 볼 때마다 하나님의 기발한 창의력을 생각하곤 한다...

오늘 이런 모습을 나에게 보여 주셨다...

딱 두배... 정말 정말 내가 무척 좋아하는 풍경이다..

위의 모습과 똑같은데...위의 사진은 유리처럼 맑게 반사되지만,

조금 있으니 바람이 조금만 불어서(사실 쳐다보는 사람은 느끼지 못할 정도의 미미한 바람이다)

이렇게 약간 흐릿해 진다.... 맑은 것이 흐릿해 지는것의 퍼짐을 보는것도 재미있다.

20일동안 꼼짝않고 앉아서 성경통독을 하는데, 이번이 두번째다...

거의 30년동안 하나님을 믿으면서 이렇게 꼼짝않고 앉아서 성경통독 두번하기는 난생 처음이다...

방안에서만 읽기 답답하니, 발코니에 미키가 자던 침대 깔고, 추울때 쓰는 것 두개 뒤집에 쓰고 밖을 보면서 성경읽어주는 것을 듣기도 하며, 하늘을 쳐다보거나, 하늘에 날아다니는 새들을 보는것을 낙으로 삼았었다..

나는 처음으로 <홈리스>에 대한 생각을 진지하게 해 보았다...

내 처지가 <발코니 홈리스>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기가 경험한것 이외에는 무엇이든지 진지하게 생각하거나

남의 입장을 생각하기가 쉽지 않은 존재임을 깨달았다...

성경통독 두번째 하면서 생각이 드는것은,

이 좁은 머리로, 이 넓은 우주를 생각하고 이해하며, 더우기 그걸 지으신 하나님을 이해 하는것은 불가능함을 깨닫고

나의 작음을 인정할수 밖에 없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