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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비씨주 빅토리아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이고 소소한 이야기들과 여행 이야기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소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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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깨달음..

2016. 5. 29. 15:08 | Posted by 소영선

프랑스에서 영어 가르치는 작은딸이 

올때가 되어서 프랑스 은행계좌를 폐쇄했는지

그쪽에서 월급 받은 마지막 체크를 이쪽으로 보내서 이쪽 로얄뱅크에서 돈으로 바꾸어서 보내달라고 했다.

한달 반동안 북유럽 여행을 다닐때 필요한 경비인것 같았다.

 

남편이 은행에 가서 체크를 돈으로 바꾸려고 하니 

작은딸의 또 다른 사인이 있어야 바꿀수 있다면서 안된다고 해서

일단 우리가 돈을 보내주고 다음주에 작은딸이 오면 그 체크를 우리가 바꾸어서 가지기로 했다.

 

그런데 지난주에 온 집안을 뒤집어 놓고 치우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내가 너무 잘 치운 나머지 남편이 지갑과 함께 둔 그 체크를 버렸는지 아무리 찾아도 없는거다.

 

천불이 훨씬 넘는 그 체크가 몇 번을 찾아도 안 나오는거다..

 

나는 내 자신이 이해는 안가지만 버린것 같다.

 

딸아이에게 체크가 분실되었는데 다시 받을수 있는지 물어보니

안 된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안 될 것 같기는 했다...

 

이걸 어쩐담....

방법이 없다...

 

아무리 찾아도 없는걸 안 남편은 더 이상 찾지 말라고 하면서

우리는 훨씬 더 많은 돈도 잃어본 사람이니 괜찮다고 위로해 준다...

 

그러면서 나는 중요한걸  깨달았다.

 

돈이라는건 이런 종이쪽지에 불과한 것을..

우리가 열심히 일하는건 꼭 돈때문이 아니라는것을..

단지 돈은 우리가 열심히 일한 댓가일 뿐이라는것을..

 

이번 잃어버린 체크로 인해서 나는 참으로 평생에 생각하지 못한

여러가지 소중한 것들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 가게에 여러가지 좋은 글들을 손님이 앉는 자리에 붙여 놓았는데, 어제 아침 그 글을 찬찬히 읽어보던 지나가시던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면서 나에게 사연을 이야기하시고 싶어 하셨다.

 

아침시간은 우리에게는 1분이 아까운 시간이다.

점심 손님들을 위해서 모든걸 시간전에 준비해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준비가 안 되었는데 손님이 몰려와서 쭉 줄을 서면

 등에서 식은땀이 난다.

 

그런데 이 체크사건으로 인해서 나는 일보다도 돈보다도 사람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많이 바쁜데도 그 할머니 사연을 들어 드렸다.

 

또 순간 이런 생각도 들었다.

우리가 이 가게를 하는 목적이 이 순간 이 할머니를 위로하기 위해서 준비된 것은 아닐까...뭐 이런생각이  들었었다.

 

할머니는 14년된 고양이가 죽어서 너무 슬퍼서 우셨다.

나는 그 할머니를 꼭 끌어 안아 드리고 위로해 드리니

눈물을 더 펑펑 흘리신다.

 

할머니를  의자에 앉으시라고 하시고 휴지를 한뭉치 가져다 드리면서 실컷 우시고 슬픔은 모두 없어지고 기쁨만이 할머니 삶에 있으셨으면 좋겠다고 위로해 드렸다.

 

그리고 나무송판에 돌로 발자국 모양을 디자인해서 붙여 놓은

가게에 디스플레이 해 놓은  물건을 선물로 드렸다.

 

얼마나 기뻐하셨는지 지금도 그 할머니 얼굴이 눈에 선하다.

 

사실 이 체크 사건을 겪지 않았다면 나는 자동적으로 지금 너무 바빠서 이 할머니와 말할 시간이 없는데...하고 할머니 말씀을 들을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비록 천불이 훨씬 넘는 체크는 버려졌지만 내 생각과 태도가 이렇게 바뀌었으니 나는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더 소중한 보물을

얻게 된 것에 무척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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