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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비씨주 빅토리아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이고 소소한 이야기들과 여행 이야기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소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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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와 티아나

2018. 6. 21. 14:34 | Posted by 소영선

제임스와 티아나가 우리 레스토랑에 오기 시작한 때는

약 2년반에서 3년전으로 기억된다.

둘이 일년정도의 세계여행을 마치고 빅토리아에 와서 정착한후

컴퓨터 리뷰를 보고 우리집에 오기 시작했다.

선남선녀 커플로 나이가 어린듯한데도 제법 성숙하며 진지해 보였다.

그래서 나는 그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주고 받았었다.

그런데 몇달전에 티아나 혼자 왔길래 제임스 안부를 물었더니

교통사고가 나서 수술을 해야 한단다...

그리고 두세달 전에 제임스 혼자 왔었다.

교통사고후 처음으로 시내 나와서 우리가게에 왔단다.

아직 사람들 만나는 것이 두렵다고 말하면서 모든것이 두렵단다...

잘생긴 멋진 청년이 그렇게 되니 무척 안타까웠다.

그리고 그저께 제임스가 우리 레스토랑에 나타났다.

전보다 많이 좋아진듯해 보였다.

이것저것 음식을 주문해서 사면서, 우리 레스토랑에 꽃병에 꽂힌 꽃을 보면서 어디서 샀느냐고 물어본다.

친구가 꽃은 선물하고 내가 디자인해서 꽂아놓았다고 하니

자기 여자친구 티아나 생일이 목요일인데 꼭 이 디자인같은것을 주고 싶어하는거 같았다...

왠지 내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 젊은 커플은 돈도 넉넉하지 않은 상태고 또 몸도 완쾌되지 않은 상태인데 마음은 좋고 멋진 것을 주고 싶은 모양이다..

코스코에서 꽃을 사면 싸고 좋고 많은 꽃을 살수 있어서, 혹시 내가 화요일날 가게가 제시간에 끝나면 빨리 차 타고 가서 사면 될거 같아서

제안했다..

확실히 장담할수는 없지만 내가 꽃사서 디자인할수 있으면

해 주겠노라고..

그런데 아마도 가게가 늦게 끝나면 못갈수도 있으니 기대는 하지 말라고 하면서 전화번호를 받아 놓았었다.

그렇게 말해놓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아무래도 나에게는 무리일거 같다..

12시간 일하고 코스코로 달려가서 꽃사서 디자인하고 나면 많이 피곤해서 다음날 힘들텐데.....아무래도 안된다고 말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마침 화요일날 많이 바빴는데도 제시간에 거의 끝나서 코스코로 달려가서 제임스에게 전화했다.

티아나가 무슨색 꽃을 좋아하는지 물어보니 흰색을 좋아한단다..

흰색 릴리(두종류가 있다...하나는 빨리 피고 빨리 지는거고, 또 한종류는 오래 피고 고급스럽고 향기도 좋은거다....보통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정확히 알기에 갯수가 적어도 고급스러운 꽃을  택했다)와 안개꽃을 한단씩 샀다.

화병은 우리집에 있는걸로  씸플하게 디자인해 주었다.(택스까지 해서 $27...이런걸 꽃집에서 디자인한거 사면 두세배는 줘야 할 거 같다)

나는 제임스에게 $25만 받았다.

오늘 가져갔는데 정말 좋아하면서 가져갔다...

나 스스로 생각했다..

"나 좀 못말리는 사람인가봐...ㅎ ㅎ ㅎ "





꽃 주면서 제임스에게 관리법을 확실히 알려 주었다.

지금 내가 디자인할때는  훌라워후드가 안에 들어 있으니 2일정도는 물 갈아 주지말고, 3일째부터 새물로 매일 갈아주고 3,5,7 이렇게 이틀에 한번씩은 꼭 물닿는 부분을 잘라 주라고...

꽃받은 사람들이 관리법을 잘 몰라서 두배로 즐길수 있는걸 못 즐길때가 많은거 같다..

꽃 물을 안갈아주면 물에 세균이 번식돼서 물이 썩게 되고

썩은물에 꽂혀진 꽃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디자인하고 남은 안개꽃은 모아서

우리 커스터머바에 몇송이 꽂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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