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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비씨주 빅토리아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이고 소소한 이야기들과 여행 이야기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소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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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안 들어온날...

2017. 10. 30. 12:24 | Posted by 소영선

지난 화요일 아침에 출근을 하니, 우리 레스토랑 있는 건물 전체가 전기가 안 들어온다.

새벽에 전기가 나갔는데, <BC 하이드로>에서는 원인을 아직 못 찾고 있어서 언제 전기가 들어올지 모르겠단다.

우리 레스토랑을 연 이레 이런경우는 처음이라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난감했다.

깜깜한 레스토랑에서 남편과 나는 의자를 내 놓고 앉아서 기도부터 했다.

"우리는 지혜가 부족하니 지혜롭게 잘 대처하게 해 달라고..."


제일 급한건 냉장고와 냉동고에 있는 물건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다.


건물이 두개 붙어 있는데, 스프가게와 미용실이 있는 건물에는 마침 전기가 들어왔다.

스프가게 <아비>가 자기네가 당한 어려움처럼 생각하고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냈다.


결론은 아주 긴 전기코드를 사서 옆건물에 있는 곳에 연결하기로 하고 남편이 홈데포로 달려가서 긴 전기코드를 두개 사왔다.


하나는 냉장고를 연결해서 옆 건물 복도에 하나 꽂고 하나는 냉동고에 연결해서 <진헤어 살롱>원장님께 부탁해서 그곳에다 꽂았다..


스무디냉장고는 작아서 들어 날라서 옆건물에 꽂았다.


그때가 아침 8시쯤이니 <진헤어살롱>원장님께 부탁하니, 10시에 문 여는데도 열쇠를 가지고 바로 나와 주셨다....얼마나 감사했는지..


저녁 7시 반에 전기가 다시 들어와서 다시 모든걸 제자리로 원상복귀하고 집에 들어가니 밤 9시..이것저것 너무 신경을 썼는지 남편과 나는 저녁때 머리가 좀 아팠다..


매일매일 당연히 들어오는 전기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또 물은 어떤가...물이 안들어와도 장사할 수 없고, 가스가 안들어와도 그렇고..


우리가 할 수 있는건 너무 조금임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어려움을 당했을때 자기 일처럼 정말 성심을 다해서 도와주신 <진헤어살롱> 신디원장님...<수파카페> 애비와 칼리...빌딩에서 일하시는 우리와 친구처럼 지내는 론에게 정말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오후까지 원인을 못 찾아서 벤쿠버에서 발전기를 훼리에 싣고 와서 저녁때는 발전기로 돌려서 전기가 들어오고, 다음날 저녁 5시 반에 다시 전기를 내리고 발전기에 있는 전기를 원래 고친 전기로 옮기는 바람에 다음날 5시 반에 다시 전기가 나가서 우리는 다음날 5시 반에 문을 닫았다.


이번 기회에 나도 조금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우리가게 앞에 고급옷을 파는 옷 가게가 있는데, 평상시에는 거의 손님이 없었는데, 마침 전기 나간날 거의 6명이 가게 앞에서 기다리고 있고, 그 주인은 두명을 가게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어두운데서 무슨 옷을 찾고 있었다... 마침 우리가 아주 성능이 좋은 환한 후레쉬가 있어서, 그 주인에게 빌려 주었다... 평상시에는 인사도 잘 안 하시는 분이신데, 그날은 무척 고마웠는지, 다음날 바로 후레쉬를 가져와서 아주 잘 썼다고 고맙다고 말하고 갔다..


수요일 아침에는 전기는 들어왔는데, 엘레버이터가 작동이 안 되서 7층 <네셔널 뱅크>에 올라가야 하는 할머니 손님이 어떻게 올라가야 하는지 물어왔다...

워낙 보안장치가 잘 되어 있는 건물이라 비상구로 올라가는 계단도 카드가 있어야 올라갈 수 있으니 이 손님은 올라갈수 없어서 황당했던거다..

이분은 핸드폰도 없으시고, 그 뱅크 전화번호도 안 가지고 계시고,

오로지 만날 사람 이름만 알고 계셨다.

나는 잠시 우리 의자에 앉아 계시라고 하고, 사무실에 전화해서 <네셔널 뱅크> 전화번을 알아내서 뱅크에 전화를 해서 손님이 우리 가게에 앉아 있으니 내려와서 데려가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더니, 바로 내려와서 모시고 갔다.


다음날 그 건물에 근무하는 4명이 고맙다고 쓰고 싸인을 한 <감사카드>를 주고 갔다..


나도 나에게 감사한 분들에게 이렇게 감사카드를 써서 주면 좋았을걸, 그냥 말로만 했다.




점심때 볼일보러 밖에 나왔다가 하늘을 보니

이렇게 멋진 노란 단풍이 듬뿍 들어 있었다.  



빨갛게 물든 담쟁이.

가을 되면 이런 빨간 담쟁이 덩쿨 보는걸 나는 무척 좋아한다.

평일날 낮에 이렇게 돌아다닐 수가 없는데, 이렇게 평일날 대낮에 돌아다니다가 이럴 담쟁이 덩쿨을 보았다..


파란 하늘과 빨간 단풍.



우리 건물에 근무하는 약 350명과, 우리건물 대각선에 있는 이 건물에 근무하는 약 400명정도가 그날 일을 못하고 그냥 돌아갔다.



안타깝게도 문을 열 수 없었던 화요일 아침 우리 레스토랑.

우리가 지금까지 한 모든일들은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된 것임을 깨닫고 그동안 가게를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 날이었다..

저녁때 모든걸 다시 제자리에 셋팅해 놓고 남편과 환한 불아래서 다시 기도하였다.


"하나님..

아침에는 깜깜한 상태에서 기도를 드렸는데,

저녁때는 이런 환한 전기불 아래서 기도하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오늘 우리를 도와준 사람들과 그 사업장을 축복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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